
새해를 맞아 국내 주요 건설사 수장들이 공통적으로 언급한 키워드는 AI(인공지능), 안전, 그리고 내실이다. 이는 단순한 신년 인사가 아니라, 경기 침체 장기화와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서 건설업이 어떤 방향으로 살아남을 것인지를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① AI,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
올해 건설업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단연 AI 활용의 본격화다. 과거에는 IT·제조업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AI가 이제는 건설 현장과 사무 전반으로 깊숙이 들어오고 있다.
삼성물산은 AI와 디지털 전환(DT)을 통해 업무 효율을 높이고, 에너지 수요 확대와 같은 새로운 기회를 발판 삼아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신사업 성과 창출을 본격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GS건설 역시 AI를 활용해 반복 업무를 자동화하고, 공정 관리의 정밀도를 높이며 이미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니라, 품질·안전·공정·원가라는 건설업 본질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SK에코플랜트는 한발 더 나아가 ‘AI 인프라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이는 건설사가 단순 시공을 넘어 AI 기반 인프라를 설계·운영하는 주체로 진화하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② 안전, 타협 없는 최우선 원칙
AI만큼이나 강하게 언급된 키워드는 안전다. 최근 수년간 건설 현장의 사고 문제는 기업의 존속과 직결되는 리스크로 인식되고 있다.
대우건설은 올해 경영 방침 중 하나로 ‘초안전(Hyper Safety)’을 내세웠다. 스마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선제적 예방 시스템을 통해 사고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선언이다.
DL이앤씨 역시 한층 더 강경한 메시지를 던졌다. 안전 수칙을 지킬 수 없는 협력업체와는 단절하고, 불안전한 작업을 하는 근로자는 단 한 명도 현장에 있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안전이 곧 경쟁력이며 신뢰라는 인식이 건설업 전반에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③ 내실 경영, ‘버티기’가 아닌 ‘선별 성장’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건설사들은 외형 확장보다 수익성 중심의 내실 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올해를 수익성 중심의 지속 가능한 성장 궤도에 진입하는 해로 규정했다. 이는 무리한 수주 경쟁보다는 리스크 관리와 원가 통제를 통한 안정적 경영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미다.
과거처럼 “물량이 곧 힘”이라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앞으로의 건설 시장은 선별 수주, 기술력, 관리 능력을 갖춘 기업만이 살아남는 구조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④ 건설업의 방향, 그리고 시장에 주는 시사점
이번 신년 메시지들을 종합해 보면, 국내 건설업은 분명한 전환점에 서 있다.
- AI를 통한 구조 혁신
- 안전을 타협하지 않는 현장 문화
- 외형보다 내실을 중시하는 경영 전략
이는 단기적인 위기 대응이 아니라, 건설업의 체질 자체를 바꾸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건설·부동산 시장을 바라보는 투자자와 실수요자 입장에서도 이러한 변화는 중요한 신호다. 앞으로는 단순 브랜드가 아니라, 기술·안전·재무 구조가 탄탄한 건설사가 시장에서 더 높은 신뢰를 얻게 될 가능성이 크다.
2026년, 건설업의 키워드는 분명하다. AI, 안전, 그리고 내실. 이 세 가지를 얼마나 현실로 구현하느냐가 각 기업의 성패를 가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