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서울 임대차 시장에서 가장 체감되는 변화는 전세의 선택지가 줄고, ‘준월세’가 표준 계약처럼 늘어나는 흐름입니다. 문제는 준월세가 “전세보다 보증금이 낮아 부담이 줄었다”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보증금도 커지고, 월세도 오르는 구조로 바뀌면서 실수요자의 주거비가 복합적으로 상승하고 있습니다.
1) 핵심 데이터로 보는 ‘준월세 확대’ 흐름
준월세는 통상 보증금이 월세의 12~240배 수준인 계약을 의미합니다. 전세 성격이 강한 준전세(보증금이 월세의 240배 초과)는 감소 추세입니다.
| 구분 | 2022 | 2023 | 2024 | 2025(작년) |
|---|---|---|---|---|
| 준월세 비중 | 51% | 54% | 54% | 55% |
| 준전세 비중 | - | 42% | 41% | 40% |
| 지표 | 2022 | 2023 | 2024 | 2025(작년) |
|---|---|---|---|---|
| 가구당 평균 전세가격 | - | 6억1315만원 | 6억5855만원 | 6억6937만원 |
| 준월세 평균 보증금 | 9943만원 | - | - | 1억1307만원 |
| 준월세 평균 월세 | 128만원 | - | - | 149만원 |
과거엔 “보증금을 올려 월세를 낮추는 선택”이 가능했다면, 최근은 보증금 자체가 1억원을 넘는 사례가 늘고, 동시에 월세 수준도 함께 올라 ‘이중 부담’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2) 왜 준월세가 늘어났나: 시장 구조 3가지
(1) 신규 입주물량 감소 → 순수 전세 선택지 축소
- 신규 입주가 줄면 전세 매물이 구조적으로 감소합니다.
- 전세가 희소해질수록 보증금이 더 오르고, 임대인은 월세를 섞는 방향(준월세)으로 계약 구조를 전환하기 쉽습니다.
(2) 전세대출 규제 강화 → 세입자 자금 조달 난이도 상승
- 전세대출이 ‘쉽게 되는 상품’이 아니게 되면서, 전세금 마련이 더 어려워졌습니다.
- 그 결과 “보증금을 일정 수준 유지 + 월세 병행” 형태의 준월세로 이동하는 수요가 늘었습니다.
(3) 전월세전환율과 임대인 수익 추구
- 예금금리(2~3%대) 대비 전월세전환율이 더 높게 형성되면 임대인은 전세보다 월세 혼합을 선호하게 됩니다.
- 보유세 부담 확대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임대인 입장에선 “순수 전세”보다 “준월세”가 리스크 대비 수익이 낫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세입자의 ‘대출·현금’ 제약과 임대인의 ‘수익·리스크’ 판단이 맞물리면서 준월세가 서울 전월세 시장의 핵심 계약 형태로 굳어지는 모습입니다.
3) 실수요자 입장에서 “지금” 현실적인 선택지는?
전세 vs 준월세: 단순 월세/보증금 비교로는 부족합니다
- 총주거비 = (월세 × 거주기간) + (보증금 기회비용/이자비용) + (이사비·중개비·수리비 등 거래비용)
- “월세가 싸다/비싸다”가 아니라, 내 자금 구조(대출 가능성, 현금흐름)와 거주기간을 넣어 계산해야 합니다.
실무적으로 많이 쓰는 판단 프레임 3가지
- 거주기간 12~24개월 이하: 전세금 묶임·이사비용 고려 시 준월세가 유리할 수도
- 거주기간 24~48개월 이상: 월세 누적 부담이 커지므로 전세(또는 준전세) 협상 여지 점검
- 현금흐름이 빡빡한 경우: 월세 상한을 먼저 정하고(예: 소득 대비 25~30% 이내), 보증금은 ‘안전 범위’에서 조정
“보증금 조금만 올리면 월세 확 내려요” 같은 제안은 매력적으로 들리지만, 대출 여건과 금리, 내 현금흐름을 함께 보지 않으면 오히려 보증금 리스크(회수·이자·기회비용)가 커질 수 있습니다.
4) 준월세 계약 시 체크리스트(실수요자용)
계약 전(서류·안전)
- 등기부등본: 소유자, 근저당, 압류/가압류, 임차권 등기 여부 확인
- 보증금 규모가 큰 준월세일수록 전세보증보험 가능 여부를 먼저 체크
- 확정일자·전입신고 일정: 잔금일/입주일과 함께 플랜으로 고정
조건 협상(돈·구조)
- 월세 상한선을 먼저 정한 뒤, 보증금을 맞추는 방식으로 협상
- 관리비 항목 분리(일괄 관리비에 숨은 비용이 없는지 확인)
- 월세 인상 조건(갱신 시 인상 폭, 인상 시점)을 특약으로 명확화
거주 중(리스크 관리)
- 소득 변동 가능성이 있으면 월세를 보수적으로(안전마진) 설정
- 갱신청구권·중도해지 조건을 미리 체크해 출구전략 확보
5) 앞으로 흐름: 준월세 확대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
서울은 입주물량이 계단식으로 움직이고, 전세대출 환경은 정책·금리와 함께 변동성이 큽니다. 이런 조건에서는 “순수 전세가 다시 풍부해지는 시장”으로 급반전되기보다, 준월세가 사실상 표준 계약이 되는 구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수요자에게 중요한 건 ‘전세냐 월세냐’의 이분법이 아니라,
내 자금 구조에 맞는 계약 형태를 고르고, 보증금 안전장치와 월세 상한을 설계하는 것입니다.
6) 실수요자 Q&A
Q1. 준월세가 늘면 결국 집값(매매)에도 영향이 있나요?
단기적으로는 월세 부담이 커져 ‘저축 여력’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다만 매매로의 전환은 금리·대출규제·가격 수준에 좌우됩니다. 현재는 “주거비 상승”이 매수로 바로 연결되기보다, 더 작은 평형/외곽 이동/거주 형태 다변화로 먼저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Q2. 전세가 너무 비싸서 준월세로 가려는데, 무엇이 가장 위험하죠?
보증금이 1억원 이상으로 커지는 준월세는 “월세 계약”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보증금 리스크가 상당히 큰 하이브리드입니다. 등기부·보증보험·특약(보증금 반환/지연 시 조치)까지 세트로 점검해야 합니다.
Q3. 계약서 특약에 꼭 넣어야 하는 문장은?
- 월세·관리비 구성(항목) 명시
- 갱신/인상 조건(시점·폭) 명시
- 보증금 반환 지연 시 이자/지연손해금 기준
- 하자(수리) 책임 범위와 처리 기간
마무리|‘준월세 시대’, 선택이 아니라 전략의 문제입니다
서울 아파트 임대차 시장은 이제 분명히 달라졌습니다.
전세는 줄어들고, 준월세는 일시적인 대안이 아니라 사실상의 표준 계약 형태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변화가 세입자에게 결코 가볍지 않다는 점입니다.
보증금도 커지고, 월세 부담도 함께 늘어나며 주거비가 이중으로 압박받는 구조로 바뀌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이 흐름 속에서 무조건 불리한 선택만 남은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전세냐 월세냐를 단순 비교하기보다,
내 자금 구조·대출 가능성·거주 기간·현금 흐름을 함께 고려해
‘지금 내 상황에 가장 덜 위험한 계약’을 고르는 전략이 필요해졌습니다.
앞으로도 입주물량 감소와 금융 규제가 동시에 이어진다면
준월세 중심의 시장 흐름은 쉽게 꺾이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럴수록 실수요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남들이 선택하는 방식”이 아니라
내가 감당 가능한 범위 안에서 장기적으로 버틸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일입니다.
전세든, 준월세든, 월세든
정답은 하나가 아닙니다.
다만 정보 없이 서두른 계약이 가장 비싼 선택이 될 수 있다는 점만은 분명합니다.
이 글이
지금 서울에서 집을 구해야 하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더 냉정하고 안전한 판단을 하는 데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