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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공급인데 왜 미달일까?”(신혼부부와 다자녀가구의 주거현실, 그리고 정부의 과제)

by record9429 2025.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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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공급인데 왜 미달일까?”(신혼부부와 다자녀가구의 주거현실, 그리고 정부의 과제)

 

왜 한국의 특별공급 제도는 실패하고 있는가 – 그리고 무엇을 바꿔야 하는가

목 차

  1. 특별공급, 왜 좋은 정책이 효과를 못 내나
  2. 청약 미달, 지방과 저가주택에서 집중
  3. 정보 부족과 제도 설계, 시민은 왜 외면하는가
  4. 결혼도, 출산도 미루는 현실의 벽
  5. 정부가 지금 고민해야 할 방향
  6. 마무리

1. 특별공급, 왜 좋은 정책이 효과를 못 내나

정부는 무주택 실수요자와 주거 취약계층을 위해 다양한 특별공급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신혼부부, 다자녀 가구, 생애최초 주택 구매자 등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계층에게 일정 비율의 물량을 우선 배정해 주거 안정을 도모하는 것이 그 목적입니다.

그러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특별공급으로 실제 실수요자에게 공급된 비율은 28.5%에 불과합니다. 절반에 가까운 물량이 청약 미달로 인해 일반공급으로 전환되고 있는 현실은 제도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2. 청약 미달, 지방과 저가주택에서 집중

청약 미달은 단순한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과 가격대에 따라 큰 차이를 보입니다.

서울, 세종 등 수도권 지역은 대부분 특별공급이 소진되지만, 경북(32.9%), 울산(32.6%), 충남(30.8%) 등 지방에서는 30% 이상이 미달되어 일반공급으로 전환됩니다.

또한 1억 원 이하 주택은 미달 비율이 35.7%로 가장 높고, 반대로 9억 원 초과 주택은 12.7%만이 미달되었습니다.

결국 사람들이 실제로 살고 싶어 하는 지역과, 정책적으로 배정된 물량 사이에 수요 불일치(mismatch)가 발생하고 있는 것입니다.

3. 정보 부족과 제도 설계, 시민은 왜 외면하는가

또 다른 문제는 정책에 대한 낮은 인지도와 복잡한 신청 절차입니다.

많은 청년들과 신혼부부는 자신이 청약 대상자인지조차 모르고, 신청 시기나 방법도 제대로 알지 못합니다.

절차가 어렵고 조건이 까다로워 "되는 사람만 되는 거지"라는 무력감도 만연합니다.

청약에 당첨되더라도 자금 문제로 계약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초기 계약금, 중도금, 금리 상승, DSR 같은 대출 규제 등으로 인해 당첨이 오히려 부담이 되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4. 결혼도, 출산도 미루는 현실의 벽

이 문제는 한국 사회의 저출산, 결혼 기피와도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많은 청년들이 주거 문제 때문에 결혼을 미루거나 출산을 포기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혼인신고 없이 사실혼 상태로 사는 부부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부부 합산소득으로 인해 청약 자격에서 불이익을 받거나, 생애최초 특별공급보다 신혼부부 특별공급이 더 까다로운 조건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정부 제도가 결혼과 출산을 막는 장벽이 되는 현실은 모두가 고민해야 할 구조적 문제입니다.

5. 정부가 지금 고민해야 할 방향

이제 단순한 주택 공급 확대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습니다. 정부는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정책을 재설계해야 합니다.

  • 특별공급 물량의 수요 중심 재조정
    → 지역별 수요 분석을 반영한 유연한 배분 필요
  • 복잡한 청약 절차 개선, 대중 접근성 제고
    → 전 국민 대상 ‘청약 알림 시스템’ 구축과 상담 인프라 확대
  • 사실혼 부부 등 현실 반영한 제도 개편
    → 부부 합산소득 기준 완화 또는 분리 선택 허용
  • 청년층을 위한 금융 지원 강화
    → 계약금·중도금 무이자 또는 저금리 대출, DSR 예외 적용

정책은 통계가 아니라 사람을 향해야 합니다. 진정한 주거복지를 원한다면, 제도가 결혼과 출산을 막는 장벽이 아니라, 그들을 응원하는 다리가 되어야 합니다.

6. 마무리

"특공인데 왜 미달일까?" 이 질문의 답은 단순히 신청자 수가 적어서가 아닙니다.

복잡한 제도, 현실과 맞지 않는 배분, 구조적 문제들이 겹쳐 시민이 제도를 믿지 못하게 만든 결과입니다.

이제는 이 구조를 바꿔야 할 때입니다. 국가는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내 집을 갖고 싶어 하는 국민의 바람을 응원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응원이 실제 선택으로 이어지게 만드는 것, 그것이 지금 정부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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