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대선을 앞두고 부동산 공약이 다시 정치권의 중심에 섰습니다. 여느 선거 때와 마찬가지로, 주택 공급 확대, 재개발·재건축 활성화, 교통망 확충과 같은 키워드가 반복됩니다. 이러한 공약들은 일부 국민에게는 “이번에도 똑같다”, “신박한 게 없다”는 반응을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최근 움직임은 이러한 피로감 속에서도 의미 있는 방향 전환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과거의 과감한 규제 공약에서 벗어나, 실현 가능한 공급과 수용성 높은 정책으로 무게 중심을 옮긴 것입니다.
목 차
1. 익숙한 공약, 그러나 바뀐 접근법
2. 이재명의 '제4기 스마트 신도시' 구상
3. 서울 도심 재개발·재건축에 대한 유연한 태도
4. 규제 철회? 수용성과 정치 감각의 반영
5. 단순 공급이 아닌, 연결과 분산의 전략
6. 비판에서 현실로: ‘실행’이 핵심이 된 시대
1. 익숙한 공약, 그러나 바뀐 접근법
“집을 많이 짓겠다”, “GTX를 확장하겠다”, “정비사업을 활성화하겠다”—이러한 공약은 지난 수년간 수차례 반복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재명 후보의 이번 공약은 그 언어는 같을지 몰라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방향성에서 차별화가 느껴집니다.
특히 부동산 공약에 있어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과거처럼 무리한 숫자나 파격적 규제를 제시하지 않고, 현실에 기반한 단계적 접근을 취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이전 선거에서 표를 잃은 경험을 토대로 한 전략적 전환이기도 하며, 이제 정치가 실천 가능한 것을 중심으로 이야기해야 한다는 국민 정서를 반영한 것입니다.
2. 이재명의 '제4기 스마트 신도시' 구상
이재명 후보는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교통이 편리한 제4기 스마트 신도시 개발”을 약속했습니다. 이는 기존의 1~3기 신도시에서 드러난 문제점—낙후된 교통망, 자족시설 부족, 서울 접근성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 신도시는 단순한 주택 공급지가 아니라,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쾌적한 정주 환경이 핵심입니다. 단지 공급 물량 확대가 아니라, 교통과 산업, 복지, 교육이 융합된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드는 구상이란 점에서 정책의 깊이가 엿보입니다.
3. 서울 도심 재개발·재건축에 대한 유연한 태도
이 후보는 서울 도심에 대해서도 기존과는 다른 유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과거 정부는 정비사업에 대해 지나치게 규제 위주로 접근한 측면이 있었지만, 이 후보는 “진입 장벽을 낮추겠다”, “용적률을 완화하고 분담금을 경감하겠다”는 식의 구체적인 언급을 통해 재건축·재개발 시장에 숨통을 틔우려 하고 있습니다.
이는 실수요자뿐 아니라, 낙후된 지역에서의 도시재생과 자산 가치 상승을 원하는 중산층의 요구에도 부합합니다. 단순한 개발이 아닌, 정비사업의 공공성과 민간의 효율성을 동시에 고려한 전략이라 할 수 있습니다.
4. 규제 철회? 수용성과 정치 감각의 반영
가장 극적인 변화는 이재명 후보의 규제 완화 발언입니다. 과거 국토보유세를 신설해 실효세율을 1%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주장했던 그는, 최근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에 출연해 “부동산 정책은 손대면 손댈수록 문제만 생긴다”고 말하며 사실상 그 공약을 철회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후퇴가 아니라, 수용성과 실행 가능성에 무게를 두겠다는 전략적 결정입니다. 그는 “표 떨어지고, 별로 도움도 안 되더라”는 솔직한 발언으로 유권자들에게 신뢰를 얻는 동시에, 정책 추진의 현실적인 벽을 인정한 정치적 성숙함을 보여주었습니다.
5. 단순 공급이 아닌, 연결과 분산의 전략
이 후보의 GTX D·E·F 노선 공약 역시 단순히 선로를 잇는 수준이 아닙니다. 이는 수도권의 주거 수요를 서울에 집중시키지 않고, ‘연결’을 통해 ‘분산’을 유도하는 전략입니다. 그가 말하는 ‘수도권 신규 택지의 서울 접근성 향상’은 교통 중심의 도시 구조 개편을 염두에 둔 발언이기도 합니다.
이런 정책은 ‘수도권 집중 완화’라는 기존 공공기관 지방 이전 흐름과 상충될 수도 있지만, 인구 감소 시대에는 오히려 인프라 집중이 새로운 해법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재명 후보의 정책 철학이 현실 친화적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6. 비판에서 현실로: ‘실행’이 핵심이 된 시대
결국 우리는 매번 반복되는 듯한 공약 속에서 얼마나 실현 가능한가, 그리고 얼마나 국민이 수용할 수 있는가를 보아야 합니다. 이번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의 부동산 공약은 그런 면에서 “똑같은 말 같지만, 그 안에 담긴 태도와 접근은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을 만합니다.
정치적 수사보다 중요한 것은 실천력이며, 이제 유권자들도 공약의 신박함보다 ‘누가 제대로 실행할 것인가’를 따지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공약이 그럴듯하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이재명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그 점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